탐라장복, 정신장애인 토크콘서트 개최
“삶을 말하고 마음을 잇다”…당사자 주도 행사
편견 넘어선 주체적 목소리, 관객에게 깊은 울림
[방준호 기자] =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탐라장복)은 지난 16일 복지관 내 ‘카페 1660’에서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주도하는 토크콘서트 ‘나의 인생 GO!해’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지원으로 추진된 ‘정신장애인 고립 해소 프로젝트: 나의 인생 고(립)해(소)’의 마무리 행사로, 지난 1년간 당사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활동의 결실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콘서트는 정신장애 당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관객 앞에서 직접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고립과 편견을 넘어선 주체적 경험은 청중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특히, ‘보이는 라디오: 스스로 빛나는 클래스’ 코너에서는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를 위해 박혜진 CBS 아나운서와 탐라장복 현효성 사무국장이 진행을 맡았다.
먼저, 강형철(35)씨는 “무심코 지나친 순간들이, 관점에 따라 특별한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현유민(43)씨는 “내 마음이 빛나면, 내가 햇살이 된다는 걸 이제야 알겠다”고 했다. 이어 김수미(49)씨는 “비록 작은 반딧불일지라도 내가 낼 수 있는 빛으로 세상을 밝히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무대담화: 한 보(步) 밀어주는 손길’에서는 장광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흥철 정신건강 사회복지사, 당사자인 김경옥(53)씨와 유문순(53)씨가 무대에 올라 정신장애인 지원의 현실과 과제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뿐 아니라, 동료지원가 활동과 직업훈련 과정, 지역사회 인식개선 활동 등 다양한 실천 사례가 함께 소개됐다. 이는 ‘고립 해소’라는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한 여러 시도와 그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복지관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당사자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변화의 과정은 정신장애인을 단순한 ‘지원의 대상’이 아닌,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현수 탐라장복 관장은 “저는 혼자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12명의 친구가 있습니다”라는 당사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정신장애인이 고립되지 않고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복지관의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중심에 둔 인권 기반 모델과 개인중심지원계획(PCP)의 철학이 반영된 자리였다. 복지관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정신장애인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