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빠진 안산 자락길에 장애인 '분통'
휠체어이용 장애인, 차 없인 입구까지 못 가
주차공간도 태부족…지자체 미온대응 비판
서울 서대문구청~안산 무장애 자락길 입구 구간 경사가 가파르게 돼 있다 .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이원준 기자] = 안산 무장애 자락길이 이동약자 접근성 문제로 말썽이다. 현재 휠체어이용 장애인은 차 없인 입구 근처에도 못 간다. 주변 주차공간 확대 요구에도 관할 지자체는 여전히 모르쇠다. 당장 한편에선 대책 없이 말만 앞세운 불통행정이란 지적이다.
28일 서울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013년 11월 총 사업비48억7천200만원(시비 33억7천200만원·구비 15억원)을 들여 시범아파트철거지∼한성과학고∼무악정∼연흥약수터를 잇는 총 7㎞ 구간의 안산 무장애 자락길을 완공했다. 장애인, 노약자 등의 이용편의를 위한 순환형 산책로다.
하지만, 휠체어 장애인은 산책길 입구 접근도 어렵다. 구청에서 올라가는 길은 총 세 갈래다. 서대문청소년센터, 연북중학교,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방면이다. 이 중 센터와 학교 쪽은 경사가 심해 차량이 필요하다.
설령 입구까지 간다고 해도 주차가 문제다. 센터와 박물관은 시설 이용객만 주차할 수 있다. 그마저 이곳 노상주차장도 이미 꽉 찼다. 또, 완만한 경사의 박물관 방향 길엔 주차장이 없다. 비장애인조차 이용 불편을 호소할 정도다. 지역 주민 A씨는 “매일 안산을 오르는데 등산객이 많다 보니 구청, 노상주차장 등을 이용하기 힘들어 버스를 타고 온다”고 말했다.
하물며 휠체어 이용장애인은 엄두도 못 낸다. 차량 유무와 상관없이, 숲길 진입조차 힘들다. 안산 자락길이 이들에겐 '그림의 떡'인 셈이다. 애초 구가 표방한 ‘무장애 코스’와는 딴 판이다. 한 장애인 활동가는 “이동약자 등을 위한 산책로를 아무리 잘 만들어 놔도 입구 근처에도 못가면 모두 무용지물”이라며 “누구나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던 당초 조성 취지도 영 무색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해당 지자체는 보호자 동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호자 도움을 받아 산책로를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구 자연생태팀 관계자는 “보호자가 차를 몰고 경사길을 올라가 자락길 입구에 장애인을 내려준 뒤, 다시 차를 타고 내려와 구청에 주차하고 다시 걸어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며 “산책로 주변 주차장 확대는 구 산하시설이 아니어서 당장 어렵고, 앞으로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해결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말만 앞세운 지자체의 미온 대응이 또 지적됐다. 안산 자락길 준공 때부터 대책마련을 뭉개왔다는 주장이다.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관계자는 “10여 년 전 비슷한 내용으로 건의했는데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구는 개선 의지 없이 검토만 하지 말고 이제라도 주차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출처 : 소셜포커스(SocialFocus)(http://www.social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