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휩쓴 화제작, 영화 ‘트라이브’ 국내 개봉
전 세계 휩쓴 화제작, 영화 ‘트라이브’ 국내 개봉
대사·자막·음악 없이 수화로 진행
영화 '트라이브' 포스터. ⓒ네이버영화
대사와 자막, 음악 없이 오직 수화로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파격적인 설정과 독특한 연출로 전 세계를 휩쓴 화제의 영화 ‘트라이브’가 개봉했다.
1월 29일 막을 올린 이 영화는 청각·언어장애 기숙사 학교로 전학 온 소년 ‘세르게이’가 청각 장애인 학교로 전학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곳에서는 교사와 학생들 모두 수화로 의사소통을 한다. 좋은 환경을 가진 학교처럼 보이지만 어른이 사라지면 학교를 휘어잡고 있는 조직(The Tribe)을 중심으로 잔인한 청소년들의 세계가 시작된다. 소년은 소외되고 괴롭힘을 당하는 시기를 거쳐 조직의 일원이 되면서 그들과 함께 어린 학생의 돈을 갈취하는 등 조직의 방식에 익숙해진다. 그동안 세르게이는 리더의 여자친구인 ‘안나’와 사랑에 빠지며 비밀스런 사랑을 나눈다.
‘트라이브’는 세르게이가 전학 온 시점부터 은밀한 사랑을 나누고 이를 지키려 조직의 룰을 깨뜨리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사랑과 증오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사실적이고 독창적으로 담아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인물들의 수화로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들의 몸짓이 전부이기에 자막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가 연기 경험이 없는 청각장애인으로 리얼리티를 살렸다. 청각장애인 공개 오디션에는 3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배우 캐스팅에만 1년을 쏟았다.
메가폰을 잡은 미로슬라브 슬라보슈비츠키(우크라이나) 감독은 “이 영화는 무성영화에 대한 내 오랜 꿈을 실현시킨 것이다”라고 작품을 만든 계기를 밝혔다. 영화는 대사와 자막 없이도 캐릭터 간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영상을 교차편집 해 긴장감을 보여준다.
미로슬라브 감독은 어린 시절 청각장애인 특수학교 맞은편에 있는 학교에 다니며 그들이 수화에 매혹되었다고 털어 놨다. 그는 영화학교를 졸업한 뒤 2000년부터 무성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꿈꿨다.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이해하기 쉬운 무성영화를 만들고자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전했다.
개막 후 영화를 관람한 누리꾼들은 ‘고요속의 격렬함(kiis****)’, ‘말이 아닌 몸으로 말하는 언어 또한 존중받길(exit****)’ 등의 감상평을 올렸다.
지난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을 비롯한 3관왕을 수상하는 등 전 세계 30여 개국의 유수 영화제 주요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영화는 전국에서 상영 중이며, 관람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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