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 성명서 통해 방통위·시청자미디어재단 규탄
농인의 방송접근권 보장을 위한 성명서 13일 발표
채 회장, 마포대교 극단 시위 예고…“책임 회피, 더는 묵과 못 해”
[방준호 기자] = 한국농아인협회는 1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수년간 농인의 방송접근권을 외면해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협회는 오는 5월 27일 농아인의 날 기념 전국농아인대회 직후, 채태기 회장이 마포대교에서 생명을 건 극단적 시위를 예고했다. 이는 농인의 방송접근권 보장을 위한 절박한 외침이자 최후의 수단이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그간 수어방송과 자막방송의 품질 개선을 요구해왔으나, 두 기관은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청자미디어재단과 먼저 논의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재단은 “4월 1일 물리적 충돌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면서 협회는 “수어통역도 제공되지 않은 현장에서 농인 두 명을 물리적으로 제지한 행위가 공공기관의 올바른 대응이냐”며 재단의 책임 있는 사과와 해명을 촉구했다. 또, 시청자미디어재단 소속 직원이 한국수어통역사협회로부터 공로패를 받은 사실에 대해 아무런 설명 없이 침묵하고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협회는 “농인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끝까지 책임을 묻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정 실패를 넘어 농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차별이자 인권 침해라고 성토했다.
한편, 한국농아인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구조적 무책임과 무관심이 방송접근권 침해의 본질이라며, 양 기관의 즉각적인 입장 표명과 개선 조치를 강력히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