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활원, 제18회 성재활 세미나 개최
장애인도 행복한 성(性)을 누릴 권리
국립재활원, 제18회 성재활 세미나 개최
국립재활원 성재활실에서 ‘장애인의 성과 문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5월 25일 국립재활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장애인푸른아우성 조윤숙 대표가 ‘우리나라 장애인 성 문화 역사와 변화’에 관해 발제했다.
조윤숙 대표는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성문화의 변화를 설명했다. 조선시대에는 혼기가 차면 결혼하는 게 당연했으므로 장애인도 결혼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헌에 나온 옛날이야기를 보면 시각장애인 남편 앞에서 부인이 거짓말하고 놀리며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맺는 에피소드가 나오는 등 장애인의 성과 인격을 존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세기로 건너와 전후시대에는 전쟁 중 상이용사들이 대표적 장애인으로 인식됐다. 나라를 구한 용사들이지만 험한 이미지로 인해 조금은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됐다. 그 후에는 능력이 필요 없는 존재로 인식되며 무성적인 존재로 낙인 찍혔다.
1990년대 이전에는 부모나 전문가에 의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폭행 때문에 여성장애인의 자궁을 드러내는 일도 자주 있었다. 그리고 평생 혼자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게 인식됐다.
이러한 억압에 저항하며 1990년대 자립생활이라는 문화가 생겼다. 장애인도 시설이나 집에만 갇혀 사는 인생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주도하며 사회생활을 하는 제도적 장치와 문화가 탄생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반부터는 연애와 결혼 등 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장애인의 성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확대됐고 강사들이 늘어났으나 문화를 경성하고 제도화하는 작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따라서 2010년도에 들어서며 장애인의 성을 주제로 활동했던 개인이나 단체들은 거의 사라지고 장애인푸른아우성과 국립재활원 등 몇몇 단체 이외에는 전무한 수준이 됐다.
조윤숙 대표는 “현재 어려움이 많지만 사회적인 여건과 인식이 나아짐에 따라 장애인의 연애와 결혼 확률이 조금 높아졌다”며 “앞으로 쉽게 동정적인 성 욕구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어떻게 노력하면 좀 더 행복한 성을 누릴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