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환 중앙회장 ‘지체장애인의 날’ 기념사
‘지체장애인의 날’ 기념사
안녕하십니까.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김광환입니다.
사랑하는 장애인 형제자매 여러분! 11월 11일은 우리나라 장애인구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지체장애인의 날입니다.
우리협회는 그 동안 세계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순수 장애인의 자조단체로 이 나라 장애인 복지와 인권 그리고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장족의 발전은 누군가의 희생 없이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단언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아는 그의 명저‘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우뚝선 것도 목숨을 건 월남파병, 근로자로서 젊음과 피땀을 바친 독일의 간호사와 지하의 광부생활을 마다하지 않는 우리 윗세대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지장협도 마찬가지입니다.과거 오랜 세월 우리 장애인은 틀림없이 억압받았고 소외당해 왔으며 차별받아왔습니다.
과거농경사회에서 물리적인 힘의 우위를 배경으로 살아온 우리사회 환경과 의식구조는 알게 모르게 장애인의 차별적 요소가 산재해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종속과 굴종이 몸에 밴 우리 당사자들에게는 명백한 차별과 불합리에 저항하는데도 오랜 시간과 생각, 그리고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때 장애인 당사자로서 고 장기철 회장님과 광주에서부터 조직을 결성하고, 그의 오른팔이 되어준 우리협회의 산증인이며 저의 선배이신 이재홍 회장님에게 제가 회장이 된 올해 자랑스런 지체장애인 대상을 바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연약한 여성의 몸으로 장애인들을 업어 나르고, 협회의 열악한 재정 때문에 5년동안 점심식사를 손수 지어준 당시 박영심 총무부장님의 숭고한 희생에 이 자리를 빌어 머리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실망하고 좌절하는 직원들에게 구수한 욕설로 단합을 강조하며 뒷바라지를 해준 장선도 회장님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과거 잊혀져가는 이분들의 노고를 다시 한 번 반추하는 동시에 지장협의 역사를 바로세우는 첫발을 내딛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현재 우리 지장협을 위해 수고하고, 도와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장애인 동지여러분!
이제 우리도 남다른 각오로 새로운 인생과 장애인의 역사를 만들어갑시다. 우리를 위해 수고하는 분들에게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장애를 핑계 삼아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지도 맙시다.
또한 소수의 약자라 항변하며 진실의 호소보다는 비합리적, 물리적 힘에 의지하려는 구태 또한 버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 또한 우리가 가장 싫어하고 경계해야할 또 다른 폭력의 변형된 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으로 우리의 조정자 내지 대변자임을 자처하는 세력 또한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기묘한 형태로 접근하는 일부 파렴치한 비장애인들의 계산 깔린 충동질과 분별없는 격려도 이제 선별해야 할 때입니다.
그 이면에는 확실치도 않는 미래의 미미한 사안에 우리를 집착하게 만들거나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국가와 사회에 왜곡된 장애인 상을 심어주는 등 우리를 이용가치로 보는 달갑지 않는 현상이 엄연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반복과 분열이 그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을 떨쳐버리고, 지장협의 설립정신을 다시한번 가다듬고 과거를 거울삼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장애인 동지 여러분!
위에서 열거한 모든 것은 한 개인의 노력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습니다. ‘제13회 전국지체장애인대회’에서 ‘자랑스런 지체장애인상’의 영예를 안으신 분들처럼 건강한 이웃과, 올바른 장애인 단체를 지원하는 국가 등 모든 제반 여건이 성숙해야 한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읍시다. 다시 한 번 ‘자랑스런 지체장애인상’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김광환